글의 힘을 믿으시나요? 인간이 세대를 건너 지식을 전하고 문화의 발전과 번영을 이루게 된 데는 문자와 기록이 큰 힘이었다고 하죠. 저 역시 한글디자인을 시작한 뒤 어떻게 글자를 그려야 할지 몰라 헤매던 시절, 선생님과 선배님의 글이 큰 힘이 되었기에 지금까지 한글 활자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꾸준히 글을 쓰려 노력합니다. 앞 선 분들의 글에 제 경험과 지식을 더해 글로 남겨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는 활자 디자인을 교육하며 틈을 내어 한글 활자 디자인 실기에 관한 내용과 한글 글자체 역사・문화 등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글을 책으로 묶어 발표하려면 여러 일을 제쳐두고 글만 쓰지 않고는 어렵습니다. 한글 폰트 산업의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한글 활자 디자인을 연구하는 사람도 적고, 드물게 연구자가 나와도 생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글쓰기를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나타난 구독 서비스를 보면서 눈이 반짝 뜨였습니다. 그동안 써왔던 글과 새로 쓰고 있는 글을 구독 방식으로 제공한다면 꾸준히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한곳에 모아 글이 필요한 사람들이 쉽게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 있게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과 바람을 담아 <한글 타이포그라피 읽기>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한글 타이포그래피 읽기>는 한글 활자 그리고 타이포그래피와 관련해 그동안 제가 썼던 논문과 글을 모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오래전에 썼던 글은 현재의 시점을 반영해 다시 정리하고, 저의 부족함으로 잘 못 쓴 부분도 고치려고 합니다. 그리고 글을 고치고 더한 배경과 과정 또한 기록으로 남겨서 가능한 어떤 오류가 왜 있었는지도 기록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제 글로 시작하지만, 차츰 다른 저자의 글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한글 활자, 그리고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정보와 생각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